
아프게 사라진 모든 사람은
그를 알던 이들의 마음에
상처와도 같은
작은 빛을 남긴다
인용. 최윤 <회색 눈사람> 중에서
이미지. tVN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본문 인용]
‘나는 가끔 희망이라는 것은 마약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것이 무엇이건 그 가능성을 조금 맛본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그것에 애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희망이 꺾일 때는 중독된 사람이 약물 기운에 떨어졌을 때 겪는 나락의 강렬한 고통을 동반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 고통을 알고 있기 때문에 희망에의 열망은 더 강화될 뿐이다. 김희진이 도착하던 날, 그녀의 피곤에 지쳐 눈 감긴 얼굴을 쳐다보면서 나는 내가 이미 오래 전부터 나도 모르게 그 성격을 규정하기 어려운 희망이란 것에 감염됐음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은 어떤 형태로든 일생동안 나를 지배하리라는 것도. 나는 막연한 희망에 대한 막무가내의 기대로 김희진을 돌보았다.’
-최윤, ‘회색 눈사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