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결혼식 가는 길

 

대학합격증을 받고 처음으로 캠퍼스에 들어 서던 날,
너도 수학교육과야? 하며 손을 내밀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던 친구.

새내기 대학시절의 모습이 다 그렇듯

술에 의지하며 방황하던 자네는 의정부 백병원에 입원하는 호기를 보이기도 했다네.

졸업을 한학기 남겨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에 소주잔을 기울이던 우리들의 모습은
후배들과 늘 함께하던 모임의 뒷풀이가 끝나고 자네와 나만 남아 캠퍼스 중앙광장 잔디위에서 새벽녘에 밝아오는 학교정문의 불빛들을 보며 귀가하고는 했지.

‘잘 지내냐? 얼굴이나 한번 보자.’

뜬금없이 걸려오는 자네의 전화를 받던 5호선 지하철 안에서
어느 이른 겨울,
노원역에서 만나 잔을 기울이던 어느 골목에서
자네와의 추억은 그렇게 이어졌던 것 같네.

‘결혼할 사람이야’

멋이라고는 부릴 줄 모르던 자네가 얼굴을 붉히며 여자친구를 소개하던 날
너를 구해줄 천사가 나타났다는 것에 우리 동기들이 모두 모여 축하해주던 그날
너를 보내고 우리들은 정말 큰 고민 하나를 해결했다며 기뻐해마지 않았다.

너의 그 큰 기쁨이 큰 결실을 이루는 오늘,
진심을 다해 너의 결혼을 축하한다.

신부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자네의 이야기속에
한아름의 사랑이 담겨 있음을 느끼며
내가 아는 자네의 성정을 알기에 앞으로 큰 사랑으로 아름다운 결혼생활을 이어갈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네.

이보게나 친구,
다시한번 자네의 결혼을 축하하네.!!
그리고 진심을 다해 행복하시게.

집들이는 거하게 하는 거겠지?

내, 마음은 가벼이, 두손은 무겁게 하고 자네의 집들이 초대에 기꺼이 찾아감세.

 2012년 11월 25일
자네의 대학 동기 인중이가…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