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내 옆에 있는 사람 – 이병률

 

# 내 옆에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시간은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새에게도 나무에게도.
모두에게 아름다운 시간은 있는 법입니다. 아무리 별것 아닌 풍경이고 시간이라 해도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사람이 그래요.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고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것만으로 아름다운 사람
나에게 그만큼인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물이 닿은 글씨처럼 번져버릴까, 혹여 인연이 아닐까 나는 목이 마르고 안절부절입니다.
부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
내가 밑줄 친 사람이 되어 주세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감히 당신에게 그어놓은 그 밑줄을 길게길게 이어갈 것입니다.

– #. 매일 기적을 가르쳐 주는 사람에게…

 

[좋은글]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많이 먹지 말고 속을 조금 비워두라.

잠깐의 창백한 시간을 두라.

혼자 있고 싶었던 때가 있었음을 분명히 기억하라.

어쩌면 그 사람이 누군가를 마음에 둘 수도 있음을.

그리고 둘 가운데 한 사람이

사랑의 이사를 떠나갈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라.

다 말하지 말고 비밀 하나쯤은 남겨 간직하라.

그가 없는 빈집 앞을 서성거려보라.

우리의 만남을 생의 몇 번 안 되는 짧은 면회라고 생각하라.

그 사람으로 채워진 행복을

다시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되갚으라.

외로움은 무게지만 사랑은 부피라는 진실 앞에서 실험을 완성하라.

이 사람이 아니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감과 함께 맡아지는

운명의 냄새를 모른 체하지 마라.

함께 마시는 커피와 함께 먹는 케이크가

이 사람과 함께가 아니라면 이런 맛이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만날 때마다 선물 상자를 열 듯 그 사람을 만나라.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이병률 – 내 옆에 있는 사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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