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

인용. <게눈 속의 연꽃>, 문학과지성사, 1994

7th Story. 새로운 리뉴얼을 시작하며…

2001년 10월 10일,

매쓰플랜닷컴(www.Mathplan.com) 웹사이트 도메인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한 이래 여섯번의 홈페이지 리뉴얼을 진행하여 왔습니다.

황인중 선생님의 수학학습공간이라는 제목으로 웹호스팅 업체와 도메인서비스 업체를 알아보며, 각종 웹기반 솔루션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 기술들을 습득하고, 메뉴개발과 레이아웃을 변경해가며 지난 20여년의 시간이 흘러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제로보드 기반으로 시작된 웹사이트는 IT시장의 변화에 따라 XE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다시 워드프레스 기반의 웹사이트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제게 있어 매쓰플랜닷컴의 웹사이트는 수학교육 현장을 담아내고 기록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학생들과의 대화의 소통 공간이었고, 얼굴도 모르는 방문자와의 수학교육에 관한 정보를 주고 받는 또 하나의 만남의 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의 겨울을 맞이하는 이 시기에
매쓰플랜닷컴은 다시 한번 변화를 위한 도전의 시간을 시작하려 합니다.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도전으로
보다 폭넓은 이야기 공간으로 매쓰플랜닷컴을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2024.10.31.
운영자 황인중 드림.

<황동규> 즐거운 편지

즐거운 편지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 ‘중에서-

[좋은글] 농담 – 이문재

 

농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 이문재 –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사랑은 발견된다.

지극히 작고 하잘것 없는 일에서 사랑하는 마음은 더 깊어지고 간절해진다.

노을 지는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다가 문득 내가 옆에 있었으면 하고 나를 떠올리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항상 종이 되기만을 바라온, 종소리를 내기 위하여 종메의 공통을 무시한 나를, 누가 과연 떠올릴 수 있을까.

종메가 없으면 종은 종소리를 낼 수 없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저 종이 되기만을 바란다.

그저 자기 아픈 것만 생각한다.

– 정호승 엮음, 이 시를 가슴에 품는다 中에서

[좋은글] 그리움 – 용혜원

 

그리움 – 용혜원

그리움이 있어야

살아갈 힘이 생기는 거야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

다가올 것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움이 많아야 해

그래야 삶의 의미가 있는거야.

– 인용글: 용혜원시집, 함께 있으면 좋은사람2 中에서

[좋은글] 마다가스카르가 왜 좋아요?

 

이유를 댈 수 있으면 그건 좋은 게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좋으냐고 묻는다면?

그건 그냥 좋아요,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랑이다.


– 신미식.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끌레마

이미지 : 윤정희님

[미술관 산책] “시간이 많은 줄 알았어요.”

 

붉은 문 :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마주하고 바라보아야 하는 가에 대한 연구


 내가 삶을 선택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결정되어진 길을 따라 가고 있는 것인지…

우연이 겹쳐 필연이 되고 선택들은 합쳐져 결과가 되어버린다.
삶을 하나의 무대로 놓고 있는 이 삶의 연출자가 궁금하다.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인간의 자유의지란 어디까지인가?
분명한 것은 이 삶이라는 것이 반드시 끝이 난다는 사실이다.

과연 무엇을 마지막으로 보고 갈 것인가.
웃을 것인가 울어야만 할 것인가.. 회환이 몰려올지 모른다.

어이없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아니라 형광등이나 혹은 병원의 천장을 보며 임종을 맞는다.
가야만 하고 보내야만 하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어떤 표정으로 어떤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해야 하는가.

여기 아주 비극적인 운명의 남녀가 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와 그런 사실에 분노하고 울분을 토하는 남자.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살리고자하던 그 남자는 어이없게도 사고를 당해 눈만 살아있는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다.

죽지도 살지도 않은 상태.. 그런 남편을 두고 마침내 자신이 떠나야 하는 순간이 왔음을 직감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분노하고 체념하고 그리고 마침내 서로를 위로하듯 바라보며 작별을 해야 하는 순간, 삶과 죽음의 얇은 경계가 서로 엇갈린다.

이 작품에서 여자는 유일한 한마디를 남겼다.

 “시간이 많은 줄 알았어요.”


 – 인용글 및 작품 : 이진준

2008 젊은 모색 : 08.12.05 – 09.03.08
YOUNG KOREAN ARTISTS, I AM AN ARTIST.
국립현대미술관 제 1, 2 전시실 + 중앙홀

 

P.S.

미술관 전시실에서 한참동안을 보고 또 보았던 영상…

집으로 향하는 동안 말없이 운전만 하는 나를 발견한 하루.

넌,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거니?

[좋은글] 인연설 – 한용운

 

사랑하는사람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때문입니다.
그것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수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 말고
애초롭기까지 한 사랑 할 수 없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 만해 한용운 –

[좋은글] 곁에 있어 줄 사람

 

글 인용 : 이주은,  ‘그림에, 마음을 놓다.’ , 앨리스 출판
– 이미지 : 
Never Morning Wore To Evening But Some Heart Did Break (1894)  Walter Langley (English, 1852 –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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