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바로서기

 

바로서기

어딘가를 바라보며 서 있는 나무가 아름답듯이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향해 바로 서 있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향하는 방향이 있다는 것, 마음으로 바라보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 보다 쉽게 흔들리고 자주 방향을 잃습니다.

이럴때는 조용한 시간을 갖고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향해

바로 서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이 일에 얼마나 애태우느냐가 성숙의 척도인 것입니다.

바라보는 대상이 분명할수록 우리의 마음은 안정되고 길은 밝아집니다.

 

 

[좋은글] 삶의 무게

 


삶의 무게

삶에는

내가 들 수 있는 만큼의 무게가 있다.

지나친 의욕으로 자기가 들 수 없는 무게를

들 수 있다고 과장해서도 안 되고, 자기가 들어야 하는

무게를 비겁하게 자꾸 줄여 가기만 해서도 안되고,

자신이 들어야 하는 무게를 남에게 모두 떠맡긴 채

무관심하게 돌아서 있어도 안 된다.

– 김명수님의 <역기를 들면서> 중에서

 

 

Coffee Break.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에 강이 하나 있답니다.

수심은 그리 깊지 않지만 물살이 무척이나 세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강을 건널 때 무거운 돌을 하나씩 짊어진답니다.

거친 물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돌을 짊어지고 건너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면

어쩌면 그것은 거친 강물에 휩쓸리지 않게 해줄 고마운 돌인지도 모릅니다.

– 고도원님의 <당신이 희망입니다.>중에서

[좋은글] 괜찮아

 

#괜찮아

함께 출발한 네 친구들이
어느새 저만치 앞서 달릴 때

닿을 듯 했던 너의 꿈들이
자꾸 저 멀리로 아득해 질 때

그럴 때 생각해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너를
더욱 빛나게 할 거야

괜찮아, 힘을 내
넌 할 수 있을 거야
좀 서툴면 어때
가끔 넘어질 수도 있지

세상에 모든 게 단 한번에 이뤄지면
그건 조금 싱거울 테니

너보다 멋진 네 친구들이
한없이 널 작아지게 만들 때

널 향한 사람들의 기대로
자꾸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그럴 때 생각해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너를
더욱 빛나게 할 거야

괜찮아, 힘을 내
넌 할 수 있을 거야
좀 더디면 어때
꼭 먼저 앞설 필요는 없지

저 높은 정상에 너 혼자뿐이라면
그건 정말 외로울 테니

괜찮아, 힘을 내
넌 할 수 있을 거야
뒤를 돌아봐
벌써 이만큼 온 거잖아

언젠가 웃으며 오늘을 기억할 날에
조금 멋쩍을지 몰라
너도 몰래 어느새
훌쩍 커버린 너일 테니

– 인용 : 김동률, 이상순의 Verandah Project 앨범 중 ‘괜찮아’

Coffee Break.

우리 제자님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좋은글]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많이 먹지 말고 속을 조금 비워두라.

잠깐의 창백한 시간을 두라.

혼자 있고 싶었던 때가 있었음을 분명히 기억하라.

어쩌면 그 사람이 누군가를 마음에 둘 수도 있음을.

그리고 둘 가운데 한 사람이

사랑의 이사를 떠나갈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라.

다 말하지 말고 비밀 하나쯤은 남겨 간직하라.

그가 없는 빈집 앞을 서성거려보라.

우리의 만남을 생의 몇 번 안 되는 짧은 면회라고 생각하라.

그 사람으로 채워진 행복을

다시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되갚으라.

외로움은 무게지만 사랑은 부피라는 진실 앞에서 실험을 완성하라.

이 사람이 아니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감과 함께 맡아지는

운명의 냄새를 모른 체하지 마라.

함께 마시는 커피와 함께 먹는 케이크가

이 사람과 함께가 아니라면 이런 맛이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만날 때마다 선물 상자를 열 듯 그 사람을 만나라.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이병률 – 내 옆에 있는 사람 中

<윤보영> 사랑의 깊이


# 사랑의 깊이

사랑의 깊이가 궁금해
마음에 돌을 던진 적이 있지요.

지금도 그대 생각에
가슴이 뛰는 걸 보니

그 돌, 아직도 내려가나 봅니다.

– 사랑의 깊이, 윤보영 –

 

Coffee Break.

아주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영화관을 다녀 왔습니다.

영화 시작 전, 짧은 에피소드들을 담은 광고가 시작되는 사이

윤보영 시인의 좋은 글을 발견하고 기쁜 마음에 담아 봅니다.

– 따뜻한 비 –

IMAGE : 2016 KIAF /  LEE, HO-CHUL

 

[좋은글] 8월의 크리스마스

# 8월의 크리스마스

“내 기억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는 걸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단 말을 남깁니다.”
– 다림에게 유정원

                                             – 1998,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중에서

 

[좋은글] 소중한 이를 잃기 전에

 

# 먼 훗날 우리

“소중한 이를 잃기 전에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 인용. 영화 “먼 훗날 우리” 중에서

 

 

샤오샤오
이제 곧 또 춘절이구나.
방금 찐빵을 두통 쪘단다.
찐빵을 꺼낼 때
뜨거운 김이 올랐지

올해도 네 몫을 남겨 놓으마
내가 늘 말한대로
밥은 집에서 먹는게 최고지
밖에서 사 먹는 건 시원찮잖니

너한테 음식을 보내고 싶었는데
젠칭한테 못 물어보겠더라.

요새 젠칭이 부쩍 철이 든 것 같아
다 네 덕분이지

인연이란 게
끝까지 잘 되면 좋겠지만
서로를 실망시키지 않는 게 쉽지 않지


좀 더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
깨닫게 될 거란다.

부모에겐 자식이 누구와 함께하든
성공하든 말든 그건 중요치 않아

자식이 제 바람대로 잘 살면 그걸로 족하다.
건강하기만 하면 돼.




너희들이 함께 하지 못해도
넌 여전히 우리 가족이란다.

샤오샤오
밥 잘 챙겨먹고
힘들면 언제든 돌아오렴.

– 원작. 류뤄잉의 “춘절, 귀가”

 

 

 

<이병률> 사람이 온다


#사람이 온다 – 이병률

바람이 커튼을 밀어서 커튼이 집 안쪽을 차지할 때나
많은 비를 맞은 버드나무가 늘어져
길 한가운데로 쏠리듯 들어와 있을 때
사람이 있다고 느끼면서 잠시 놀라는 건
거기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 잠을 자다가
갑자기 들리는 흐르는 물소리
등짝을 훝고 지나가는 지진의 진동

밤길에서 마주치는 눈이 멀 것 같은 빛은 또 어떤가
마치 그 빛이 사람한테서 뿜어나오는 광채 같다면
때마침 사람이 왔기 때문이다.

잠시 자리를 비운 탁자 위에 이파리 하나가 떨어져 있거나
멀쩡한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져서 하늘을 올려다볼 때도
누가 왔나 하고 느끼는 건
누군가가 왔기 때문이다.

팔목에 실을 묶는 사람들은
팔목에 중요한 운명의 길목이
지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겠다.

인생이라는 앞들을 메단 큰 나무 한 그루를
오래 바라보는 이 저녁
내 손에 굵은 실을 매어줄 사람 하나
저 나무 뒤에서 오고 있다.

실이 끊어질 듯 손목이 끊어질 듯
단단히 실을 묶어줄 사람 위해
이 저녁을 퍼다가 밥을 차려야 한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힘으로 닫지 못하는 문이 하나씩 있는데
마침내 그 문을 닫아줄 사람이 오고 있는 것이다.

– 인용. 이병률,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 중에서
– Reflection on the Thames Westminister / 존앳킨슨그림쇼
– 127cm x 76.2cm / 1880 / 리즈미술관 Leeds Art Gallery /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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