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몰입의 즐거움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의 즐거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목표가 없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타인이 없을 때, 사람들은 차츰 의욕과 집중력을 잃기 시작한다.”

뚜렷한 인생 목표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시청자를 가진 손석희는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그 조건이 지속 유지되는 한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일에 기꺼이 몰입할 것이다. 그의 몰입이 비록 험난하고 고통스러워보일지라도, 정작 그 자신은 그것을 인생의 ‘즐거움’으로 삼을 것이다. 즐거움이 없다면 그 어떤 일도 오랫동안 지지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시간과 공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마음의 눈으로는 더 큰 미래를 응시하라. 그래야만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오늘의 여정이 즐거운 아우라를 창출해 갈 수 있다.

글 :  진희정 작가의 ‘손석희 스타일’ 중에서. p.169 [토네이도]
이미지 : Woman with a Parasol – Madame Monet and Her Son (1875)

p.s
아우라(AURA) :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의 예술이론이로서, 복제가 불가능한 원본 예술작품의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의미한다.

Coffee Break.
2010년… 가을.
따뜻한 비

[그림] 싫은 소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름답다.

Composition with Large Blue Plane, Red, Black, Yellow, and Gray (1921)

# 인생 계획표 같은 그림

나는 네모가 좋다. 네모가 지니는 사각의 예리함이 좋고
사각을 향해 뻗어있는 직선의 거침없음이 좋다. 네 개의 각이 주는 안정감이
든든하고, 그 경쾌함이 매력적이다.
친구도 그저 둥글둥글하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동그라미보다는 가끔은
가슴 아픈 충고도 할 줄 아는 직선 같은 친구가 더 믿음직스럽다. 반지도, 귀걸이도,
목걸이도 특이한 사각을 보면 사고 싶은 생각에 어쩔 줄을 모른다. 이런 나의 사각 예찬이 몬드리안의 <컴포지션>을 만났을 때의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정리되지 못한 나를 시각적으로나마 정돈시켜주기 때문이었을까.
절제되고 균형잡힌,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색의 무게와 비례는 마치
철저한 계획 아래 제작된 한 사람의 인생 계획표 같은 느낌을 준다.

지나온 시간들의 시각적 그래프.
기뻤던 시간, 방황했던 시간, 슬펐던 시간,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렀던 시간,
이 모든 시간들이 하나씩 색깔이 되고 그 시간을 헤쳐간 나의 모습이 때로는
굵은 선으로 혹은 가는 선으로 화면 위에 나타나 있다.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화면에 담는다면, 어떤 색이 가장 많을까.

– 글 : 한젬마님의 ‘그림 읽어주는 여자’ 중에서 p.60 [명진출판]
– IMAGE : Piet Mondrian (Dutch, 1872 – 1944).
Composition with Large Blue Plane, Red, Black, Yellow, and Gray (1921)

Coffee Break.
오랜만에 되찾은 내 어린 기억들…
그 속에서 발견한 순수한 사랑
한젬마는 ‘기억’의 의미를 가꿀 줄 아는 사람이다.

-2001.3.17.(sat)
-대학로에서

[독서] 열심히 사는 일과 의미 있게 사는 일

꽃

#열심히 사는 일과 의미 있게 사는 일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하던 초창기 시절 나는 샤론 와인버그라는 사장이 지휘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그녀는 깨어있는 경영자의 표본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었다.
어느 눈 내리는 날, 나는 불안정한 사용자 데모 프로그램을 손보기 위해 아픈데도 불구하고 회사에 나왔다. 샤론은 내 사무실에 들어와서 내가 탁자에 기대어 간신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나갔다가 몇 분 후에 스프가 담긴 그릇을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내게 그것을 주며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내가 바쁜 관리자 업무를 하면서 어떻게 이럴 시간을 다 냈느냐고 묻자, 그녀는 예의 그 유명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톰, 이런 게 바로 경영이랍니다. ”

– 인용. 톰 디마르코,티모시 리스터의 <피플웨어> 중에서 

[독서] 시간과 함께 낡아질 것을 걱정하지 않고 깊어지면 된다.

그래도, 사랑

#9. 시간이 흘러 낡아지는 것과 깊어지는 것

‘새 구두를 신었더니 발이 많이 아파’

그리고 잠시 후,
택시에서 내렸을 때
여자는 자신의 낡은 운동화를 들고
집 앞에 서서 기다리는 남자를 만났다.
두 사람은 자주 함께 걸었고
그래서 남자의 트렁크에는 여자의 오래된 운동화가 있었다.

익숙한 신을 신고 나니 깊게 숨이 쉬어졌다.
살 것 같다며 웃는 여자에게
남자는 ‘오늘 참 예쁘다’고 말해주었다.
그건, 그 사람 방식의 위로였다.
여자는 웃으며 남자의 팔짱을 끼었고
마주 닿은 팔 사이로 유난히 따뜻한 평화가 흘렀다.

여자는 생각했다.

‘시간과 함께 낡아질 것을 
걱정하지 않고 깊어지면 된다.’

하루하루가 깊어지고 편안해지며
이제는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게 된 남자가 옆에 있어 여자는 고마웠다.

아픔을 잊었다.

 

– 정현주 작가님의 ‘그래도, 사랑’ 중에서 p.83 [중앙books]

[좋은글] 대상을 콕 짚어서 말하라.

물감

# 대상을 콕 짚어서 말하라.

어느 마을에 ‘모두everybody‘와 ‘누군가somebody‘, ‘아무나anybody‘ 그리고 ‘아무도nobody‘라는 네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마을에 중요한 일이 생겼다. ‘모두’는 ‘누군가’가 틀림없이 그 일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았다. 이를 보고 ‘누군가’가 매우 화를 냈다. 왜냐하면 그건 ‘모두’가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

‘최초의 펭귄’을 만들어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쓰지 말고 선택된 몇 사람에게 은밀하게 써라. 전 직원을 상대로 연설하지 말고 몇 사람만 불러서 조용히 얘기하라. 특별히 선정된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바닷물에 뛰어들 것이다. 그러면 주저하던 펭귄 모두 일제히 그 뒤를 따를 것이다.

– 강원국님의 ‘회장님의 글쓰기’ 중에서 p.145 [메디치]

 

 

[독서] 상대방의 WHY를 이야기하세요, 언제나

문구

# 상대방의 WHY를 이야기하세요, 언제나

개발자가 힘들고 지치는 건 팀장의 문제가 아니지만,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해서 클라이언트와 문제가 생기는 건 팀장의 문제(WHY)입니다. 얼른 해결해야겠다는 초조함이 몰려오기 때문에 아까와는 달리 적극적인 태도가 될 겁니다.

자신의 WHY를 이야기한 것과 상대방의  WHY를 내세우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지는 분명합니다. 그러니 비장한 마음으로 상사나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하려고 들어가기 전에, 잠시 이 질문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게 왜 상대방에게 의미가 있지?’

대답을 찾으셨다면 그게 대화의 중심입니다.
나의 WHY는 뒤에 덧붙여도 충분합니다.

– 박소연님의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중에서 p.043 [더퀘스트]

[채근담] 지난 일은 잊으라

편지

#82. 지난 일은 잊으라.

바람이 성긴 대나무에 불어와 소리를 내다가도 바람이 지나가면 대는 그 소리를 더 이상 내지 않고, 기러기가 쓸쓸한 못을 지나가면서 그림자를 드리우지만, 기러기가 지나가고 나면 못에는 그림자가 남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닥치면 마음이 그제서야 나타나고, 그 일이 지나가면 마음도 따라서 비게 된다. – 홍자성, 채근담 #82


Coffee Break.

연말을 맞이하는 지금,
저녁 무렵 서재에 가만히 앉아 생각에 잠겨 봅니다.
마음속으로, 올 한해 지나간 일들에 대한 기쁜 일과 고마운 이들에 대한 감사함을 생각하지만, 가끔은 답답하고 속상한 일, 누군가에 대한 한없이 섭섭한 생각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마음을 상하게 하고는 합니다.

이럴 때, 저는 서재 안 상자에 보관해 두었던 편지들을 꺼내어 읽어보고는 합니다.
이제는 얼굴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연필로 써 내려간 편지글을 읽다보면, 편지 글귀 사이로 떠오르는 옛제자들과의 추억들로 마음 한켠에서 시작된 따뜻함이 서재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한해 한해 늘 다짐과 후회들을 반복하는 삶이지만,
원망과 시기가 아닌 서로의 건승을 기원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제가 아는 모든 분들에게 연말연시 따뜻한 안부 인사말씀을 전해드립니다.

– 2024.12.26.
– 따뜻한 비

 

 

[좋은글] 물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대밭에서 서너 발 되는 장대를 베어다 앞마당에 빨랫대로 걸어 두었다. 헛간에서 헌 판자를 주워다가 또닥또닥 손논림 끝에 한 자 높이의 보조 경상도 하나 만들었다.
방 안 벽에 대못을 두 개 박아 가사와 장삼을 걸고, 반쯤 꽃이 핀 동백꽃 가지를 꺾어다 백자 지통에 꽂아 놓으니 휑하던 방 안에 금세 봄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임제 선사의 어록 중에서 좋아하는 한 구절 ‘즉시현금 갱무시절’이라고 쓴 족자를 걸어 놓으니 낯설기만 하던 방이 조금은 익숙해졌다.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은 없다는 말.

한번 지나가 버린 과거를 가지고 되씹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기대를 두지 말고, 바로 지금 그 자리에서 최대한으로 살라는 이 법문을 대할 때마다 나는 기운이 솟는다.

우리가 사는 것은 지금 이 여기다. 

이 자리에서 순간순간을 자기 자신답게 최선을 기울여 살 수 있다면, 그 어떤 상황 아래서라도 우리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 인용. 법정스님의 대표산문선집 ‘맑고 향기롭게’ 중에서 p.93 [조화로운삶]

[좋은글] #57. 이별이었구나 – 이병률

 

#57. 이별이었구나.

어느덧 일을 마치고 돌아올 때가 되었다. 개와 마지막으로 따뜻한 인사를 나눴다. 주인이 돌아오면 내가 해주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보살펴줄것이었다.

내가 떠난 다음 날인가, 후배 부부는 돌아왔고 며칠 후, 전화 통화를 하면서 개의 안부를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개가 말 잘 들었지요? “
“그럼, 너무 착해서 아무 문제 없었어.”
“근데 선배가고 돌아와 보니 마루에다 먹은 걸 토해놨더라구요. 챙겨준 사료는 건드리지도 않았구요.”
“아니, 왜? 나 있을 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어디 아픈 거야?”
“아뇨. 선배 여기 올때 큰 여행가방 가지고 왔을 거 아니에요? 떠날 때는 큰 여행가방 들고 나가셨을 거구요. 개가 여행가방에 민감해요. 정들었는데 떠나는 걸 알고 마음이 많이 안 좋았나봐요.”

-인용. 이병률 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에서

 

[샘터] 인연 – 피천득

 

마음이 답답하거나 무언가 꼬여있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인사동 길이 아닌가 싶다. 종로의 영풍문고에 들러 발걸음이 내딛는 대로 걷다보니 어느새 인사동 길목에 들어서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으니 말이다.

수필가인 피천득님이 얘기하는 ‘인연’이 꼭 사람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면, 내게 있어 인사동 길은 내가 갖고 있는 몇 안되는  ‘인연’이지 싶다.

대학시절,
후배들과 처음으로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라는 멋진 찻집에 들러 처음으로 인사동을 알게 된 것이 첫 만남이라면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며 사회인으로서 직장동료, 선배들과 비오는 인사동 어느 길목에서 술잔을 기울였던 것이 두번째 만남일 듯 싶다.

해가 갈수록 인사동을 찾는 기회는 줄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늘 가고 싶은 곳으로, 함께 하고 싶은 곳으로 기억에 남아 내 기억속의 오아시스가 되어 버렸다.

아사코와의 세 번째 만남에 대해 시간과 세월에 대한 한없는 안타까움의 마음을 써 내려간 수필가 피천득님의 ‘인연’이 나의 시선속으로 들어온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 같다.

내게 있어 인사동 길은, 세번을 만나도, 아니 그 이상을 만나도 항상 정답고 따뜻한 기억이어서,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과 같이 해가 갈수록 깊어지고 더 정겨워질 것 같다.

– 2008년 6월 8일(일)
– 다시 찾은 인사동 길에서…
– 인중

”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잊으면서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늘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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