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소중한 이를 잃기 전에

“소중한 이를 잃기 전에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 인용. 영화 “먼 훗날 우리” 중에서

샤오샤오
이제 곧 또 춘절이구나.
방금 찐빵을 두통 쪘단다.
찐빵을 꺼낼 때
뜨거운 김이 올랐지

올해도 네 몫을 남겨 놓으마
내가 늘 말한대로
밥은 집에서 먹는게 최고지
밖에서 사 먹는 건 시원찮잖니

너한테 음식을 보내고 싶었는데
젠칭한테 못 물어보겠더라.

요새 젠칭이 부쩍 철이 든 것 같아
다 네 덕분이지

인연이란 게
끝까지 잘 되면 좋겠지만
서로를 실망시키지 않는 게 쉽지 않지


좀 더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
깨닫게 될 거란다.

부모에겐 자식이 누구와 함께하든
성공하든 말든 그건 중요치 않아

자식이 제 바람대로 잘 살면 그걸로 족하다.
건강하기만 하면 돼.




너희들이 함께 하지 못해도
넌 여전히 우리 가족이란다.

샤오샤오
밥 잘 챙겨먹고
힘들면 언제든 돌아오렴.

– 원작. 류뤄잉의 “춘절, 귀가”

<이병률> 사람이 온다

사람이 온다 – 이병률

바람이 커튼을 밀어서 커튼이 집 안쪽을 차지할 때나
많은 비를 맞은 버드나무가 늘어져
길 한가운데로 쏠리듯 들어와 있을 때
사람이 있다고 느끼면서 잠시 놀라는 건
거기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 잠을 자다가
갑자기 들리는 흐르는 물소리
등짝을 훝고 지나가는 지진의 진동

밤길에서 마주치는 눈이 멀 것 같은 빛은 또 어떤가
마치 그 빛이 사람한테서 뿜어나오는 광채 같다면
때마침 사람이 왔기 때문이다.

잠시 자리를 비운 탁자 위에 이파리 하나가 떨어져 있거나
멀쩡한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져서 하늘을 올려다볼 때도
누가 왔나 하고 느끼는 건
누군가가 왔기 때문이다.

팔목에 실을 묶는 사람들은
팔목에 중요한 운명의 길목이
지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겠다.

인생이라는 앞들을 메단 큰 나무 한 그루를
오래 바라보는 이 저녁
내 손에 굵은 실을 매어줄 사람 하나
저 나무 뒤에서 오고 있다.

실이 끊어질 듯 손목이 끊어질 듯
단단히 실을 묶어줄 사람 위해
이 저녁을 퍼다가 밥을 차려야 한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힘으로 닫지 못하는 문이 하나씩 있는데
마침내 그 문을 닫아줄 사람이 오고 있는 것이다.

– 인용. 이병률,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 중에서
– Reflection on the Thames Westminister / 존앳킨슨그림쇼
– 127cm x 76.2cm / 1880 / 리즈미술관 Leeds Art Gallery / 영국

<이해인> 차를 마셔요, 우리

오래오래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
차를 마셔요, 우리
뜻대로만 되지 않는 세상일들
혼자서 만들어 내는 쓸쓸함
남이 만들어 준 근심과 상처들을
단숨에 잊을 순 없어도
노여움을 품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배우며 함께 차를 마셔요.

이해인 수녀님의《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에 실린 시 <차를 마셔요, 우리> 중에서 –

<서삼독>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1 – 조우성

노자의 <도덕경>에 ‘천망회회 소이불루’라는 구절이 있다.

‘하늘의 그물은 굉장히 크고 넓어서 얼핏 봐서는 성긴 듯하지만 선한 자에게 선을 주고 악한 자에게 재앙을 내리는 일은 조금도 빠뜨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세상은 촘촘한 그물로 서로 엮여 있고

누군가의 행위와 염원은 그 그물망을 타고 다른 사람들에게 좋거나 나쁜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상상해보곤 한다.

– P.151 

Coffee Break.

조우성 변호사님의 에세이인 이 책은 부제로 ‘삶과 태도에 관하여’라는 제목이 덧붙여있다.

총 28가지의 법률 에피소드를 들려주면서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울고, 웃고 때로는 슬퍼하며

삶의 애틋하고 눈물겨운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들려주고 있다.

“왜 사는지 늘 잊고 살지만

왜 사는지 가끔은 생각해야 한다. “

2023.1.20.

따뜻한 비

“때때로 불행한 일이 좋은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다.”

“Bad things at times do happen to good people”

산과 교과서의 첫 장에 이런 글이 있네요.

“때때로 불행한 일이 좋은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다. “

– 인용.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

PS. 고교시절, 의학도의 꿈을 키워갔던 옛 기억들을 회상해보며,

요즘 들어 제가 즐겨보는 드라마에서 따뜻한 위로의 문구를 만나 공유해 봅니다. 

2021.07.02.

따뜻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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