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대상을 콕 짚어서 말하라.

물감

# 대상을 콕 짚어서 말하라.

어느 마을에 ‘모두everybody‘와 ‘누군가somebody‘, ‘아무나anybody‘ 그리고 ‘아무도nobody‘라는 네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마을에 중요한 일이 생겼다. ‘모두’는 ‘누군가’가 틀림없이 그 일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았다. 이를 보고 ‘누군가’가 매우 화를 냈다. 왜냐하면 그건 ‘모두’가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

‘최초의 펭귄’을 만들어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쓰지 말고 선택된 몇 사람에게 은밀하게 써라. 전 직원을 상대로 연설하지 말고 몇 사람만 불러서 조용히 얘기하라. 특별히 선정된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바닷물에 뛰어들 것이다. 그러면 주저하던 펭귄 모두 일제히 그 뒤를 따를 것이다.

– 강원국님의 ‘회장님의 글쓰기’ 중에서 p.145

 

 

[독서] 상대방의 WHY를 이야기하세요, 언제나

문구

# 상대방의 WHY를 이야기하세요, 언제나

개발자가 힘들고 지치는 건 팀장의 문제가 아니지만,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해서 클라이언트와 문제가 생기는 건 팀장의 문제(WHY)입니다. 얼른 해결해야겠다는 초조함이 몰려오기 때문에 아까와는 달리 적극적인 태도가 될 겁니다.

자신의 WHY를 이야기한 것과 상대방의  WHY를 내세우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지는 분명합니다. 그러니 비장한 마음으로 상사나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하려고 들어가기 전에, 잠시 이 질문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게 왜 상대방에게 의미가 있지?’

대답을 찾으셨다면 그게 대화의 중심입니다.
나의 WHY는 뒤에 덧붙여도 충분합니다.

– 박소연님의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중에서 p.043

[채근담] 지난 일은 잊으라

편지

#82. 지난 일은 잊으라.

바람이 성긴 대나무에 불어와 소리를 내다가도 바람이 지나가면 대는 그 소리를 더 이상 내지 않고, 기러기가 쓸쓸한 못을 지나가면서 그림자를 드리우지만, 기러기가 지나가고 나면 못에는 그림자가 남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닥치면 마음이 그제서야 나타나고, 그 일이 지나가면 마음도 따라서 비게 된다. – 홍자성, 채근담 #82


Coffee Break.

연말을 맞이하는 지금,
저녁 무렵 서재에 가만히 앉아 생각에 잠겨 봅니다.
마음속으로, 올 한해 지나간 일들에 대한 기쁜 일과 고마운 이들에 대한 감사함을 생각하지만, 가끔은 답답하고 속상한 일, 누군가에 대한 한없이 섭섭한 생각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마음을 상하게 하고는 합니다.

이럴 때, 저는 서재 안 상자에 보관해 두었던 편지들을 꺼내어 읽어보고는 합니다.
이제는 얼굴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연필로 써 내려간 편지글을 읽다보면, 편지 글귀 사이로 떠오르는 옛제자들과의 추억들로 마음 한켠에서 시작된 따뜻함이 서재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한해 한해 늘 다짐과 후회들을 반복하는 삶이지만,
원망과 시기가 아닌 서로의 건승을 기원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제가 아는 모든 분들에게 연말연시 따뜻한 안부 인사말씀을 전해드립니다.

– 2024.12.26.
– 따뜻한 비

 

 

[좋은글] 물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대밭에서 서너 발 되는 장대를 베어다 앞마당에 빨랫대로 걸어 두었다. 헛간에서 헌 판자를 주워다가 또닥또닥 손논림 끝에 한 자 높이의 보조 경상도 하나 만들었다.
방 안 벽에 대못을 두 개 박아 가사와 장삼을 걸고, 반쯤 꽃이 핀 동백꽃 가지를 꺾어다 백자 지통에 꽂아 놓으니 휑하던 방 안에 금세 봄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임제 선사의 어록 중에서 좋아하는 한 구절 ‘즉시현금 갱무시절’이라고 쓴 족자를 걸어 놓으니 낯설기만 하던 방이 조금은 익숙해졌다.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은 없다는 말.

한번 지나가 버린 과거를 가지고 되씹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기대를 두지 말고, 바로 지금 그 자리에서 최대한으로 살라는 이 법문을 대할 때마다 나는 기운이 솟는다.

우리가 사는 것은 지금 이 여기다. 

이 자리에서 순간순간을 자기 자신답게 최선을 기울여 살 수 있다면, 그 어떤 상황 아래서라도 우리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 인용. 법정스님의 대표산문선집 ‘맑고 향기롭게’ 중에서 p.93

[좋은글] 야금야금

야금야금

“한 번에 다하면 편하겠지요. 단박에 완성하고 짧은 시간에 결과를 맺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모든 일은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인생의 이치입니다. 일과 배움, 능력, 재능, 사람과의 관계까지 야금야금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더해지면서 깊어지고 넓어지고 발전하는 것이지요. 당장 잘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고 결심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야금야금 하면 지치지 않고 오래 즐기며 할 수 있게 됩니다. ”

“인생의 즐거움과 재미는 완성에 있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흩뿌려져 있는 것입니다. ”

-인용. 이근후님의 ‘나는 죽을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 중에서 P.321

베르나르 브네 : ” 선-흔적-개념” 전

베르나르 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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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 Venet

Line – Trace – Concept 

 2007. 5. 18 – 7.22

과천 현대미술관 제1전시실, 중앙홀, 야외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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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지의 영역에서 헤매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거리를 깨닫기 위해서…”

“I am fascinated by what i don’t understand, in love with being lost in an unknown area, not in order to figure it out ,but in order to appreciate the distance.”

– Bernar Venet(1941-)

P.S.

브네의 작품을 보다 보면, 그는 수학에 대한 상당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품을 보고 나오는 마음 저편으로,
오래도록 하고 싶었으나 놓고 있었던 토플로지가 가슴 깊이 밀려왔다.

– 따뜻한 비 –

[에세이] 수능을 준비하는 고3 제자들에게…

조금은 어색하고 수줍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며
처음 만나는 선생님에 대한 기대감을 한없이 보여주던 너희들이
이제는 긴장된 표정을 애써 감추려 말을 아끼는 시기가 되었구나.

늘 생기어린 얼굴로 인사를 해 주며 웃음어린 이야기를 한아름 전해주던 너희들 …

하지만 선생님은 믿고 있단다.
지금, 또 다른 내일을 위해 너희들 모두가 가슴 가득 품고 있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값진 희망과 꿈을 위해
지금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려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란다.

도전 앞에 망설임 없이 부딪혀 이겨내는 너희들의 패기어린 열정을 느끼고 싶구나.

항상 새로운 도전은 많은 부담과 힘겨운 순간들을 이겨내야 한단다.

생각해 보렴. 다함께 등산을 하던 때를.
등산을 하며 산 정상까지 가는데 얼마나 많은 힘든 순간들이 많았니.

길이 끊겨 돌아가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고 지친 친구들을 부축해서 가야할 순간들도 있었단다.
포기하고 싶고 다시 내려가고 싶었지만 우리들은 정상까지 꼭 가고 싶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올라갔단다.

산 정상에서 만끽하는 시원한 바람내음…그리고 크게 소리쳐 보는 통쾌함…

11월 6일

어렵고 힘든 순간의 마지막 발걸음이 있는 날이란다.
너희들이 그동안 흘린 땀과 눈물이 마지막 그 열정을 토해내는 날
가슴 가득 숨어 있는 너희들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꾸나.

사랑하는 나의 제자들아, 너희들의 그 순수함이 가득한 눈빛을 선생님은 기억한단다.
너희들과 마주한 3년여의 시간,
그 믿음의 시간동안, 너희들이 보여준 정성어린 모습들을 기억하며 선생님은 간절히 기도할거란다.

시험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한 너희들이 되어주렴.

진정한 젊은이의 용기어린 도전을 선생님과 너희들 스스로에게 꼭 보여주렴.

                         2002년 10월 28일
                         고3 수험생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황인중 선생님이…

[Column] A Good Teacher and the Best Teacher

                                            A Good Teacher and the Best Teacher

                                                                                            By Shin Chul-ho

This year, a teacher of unique personality came to the school I work at. He teaches English exclusively like I do.
The more I got acquainted with him, the more I came to know what he is.

He loves reading. One day when I entered his classroom to have a chat, I found him reading “The Elegant Universe” by Brian Greene.
A few days passed. I saw him having lunch in the school cafeteria. I sat next to him and asked if he had finished the book.
He said, “Yes. I’ve got another book, `E=MC2′ by David Bodanis.”
It seemed to me that he was eager to further gain access to the secrets of the universe.

A couple of months ago I suggested to him that we go swimming together.
He answered positively but I did not believe him because all the teachers who promised to have a swim together broke their promises.
In the early morning the next day I saw him on the way to his room with a stuffed bag.

“What do you have in your bag?” I asked. “My swimsuit and some books.” he replied.

He did not forget his agreement to go to the swimming pool. So now I sometimes go swimming with him.
On the first day when we decided to enjoy swimming, we agreed to meet at the front gate at 5 p.m.
 I hurried to be on time but the time was ticking past 17:05. My cell phone rang.

“Where are you now?” “I’m coming!” I did not know that he is so punctual.

At the swimming pool he showed his distinctive behavior again. There were several floatation-boards scattered along the front edge of the swimming pool. He began to pick them up one by one and put them back where they belong.

“Are they an eyesore for you?” I asked, giggling. “It should be done by somebody.” he replied seriously.

A couple more things characterize his behavior.

Whenever he comes across anyone he knows, he always says hello to them first, wearing a big smile, whether or not they are older or younger than him.
In this society where many people often pass by without greeting each other, seeing him might be like seeing an oasis in a desert.

He loves children in earnest. Every time I leave the school cafeteria with him, he is hailed by many children here and there. “Hello!” “Hi!” “Nice to see you!”

I often go to his classroom after having lunch and brushing my teeth to chat with him. He always serves me a cup of green tea and I can see what’s happening in his room. In early spring, I could see him grow a few dandelions in a small flowerpot at the window with care. We talked about the dandelion ranging from the origin of its English name to its pharmaceutical effects on the human body. Last week he said he was very sorry that most children are so ignorant of wild plants and that he was planning to describe scores of wild plants with their pictures on the school website.

The day before yesterday I was with him, talking over green tea after lunch in his room. As always, children were free to come and go. Some children came to him saying something trivial, while others were scribbling on the blackboard. Suddenly, three children holding dragonflies between their fingers came in and stood around him to show the dragonflies. He said raising his voice a little, “Those are not toys. Let them fly away!” On hearing his admonition, I was very glad to find a comrade who stands in awe of life.

He will be transferred to another school to be promoted to vice principal in September. I heard him say several times that he will be a vice principal who serves teachers, not dominates them. He has also dreamed up a plan to make the school he works for full of ideal programs for both students and teachers. I doubt if his dreams can be put into practice in the rigid system of the Korean educational circle, though. I know he is not a perfect person and he can also make mistakes. However, his positive side outweighs his negative side for sure.

I hope he does not give up his first intention and I will keep my fingers crossed for his bright future.

As an epilogue, I feel obliged to quote a passage from “Who is the best teacher?” by Fred H. Stocking , which was given to me by him.

      A good teacher and the best teacher

A good teacher can tell his students a lot of answers to a lot of questions.
But the best teacher can play dumb while helping his students think out the answers for themselves.

A good teacher is an eager and enthusiastic talker.
But the best teacher knows how to be quiet and patient while his students struggle to formulate their own thoughts in their own words.

A good teacher is humble; he naturally feels that the accumulated wisdom of his subjects is far more important than himself.
But the best teacher is even humbler; for he respects the feeling of young people that they are naturally far more important than a silly old subject.

A good teacher knows that his students ought to be honest, responsible, and good citizens.
But the best teacher knows that… [these qualities] are communicated through daily actions, not daily lectures.

The students of a good teacher pass their course, graduate and settle down with good jobs.
But students of the best teacher go on receiving rewards every day of their lives for they have discovered that the life of the inquiring mind is exciting.

            ** Shin Chul-ho is an elementary school teacher in Kohung, South Cholla Province.

                인용 : 2003년 7월 24일자(목요일)
                          KOREA TIMES [Thoughts of The Times] Column 에서  

지식의 전수자로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 교사의 직분이겠지만,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가꾸어 갈 줄 아는 학생들로 키워나가려 애쓰는 교사야 말로 가장 훌륭한 모습의 선생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철호 선생님의 고마운 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에세이] 책 선물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한다는 것은 용기와 함께 참 설레이는 일이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불안한 마음의 대학 졸업생에게
이제 막 교직에 입문하는 열정 만큼은 완벽한 후배에게
설레임으로 인사를 건네던 잠시 머물다 간 인연에게
어떤 책을 선물할까 고민하는 모습은 교보문고 이곳 저곳을 오래도록 머물게 한다.

그 애틋한 마음을 알기에
한권 한권 고른 책을 선물 받는 기쁨은 다른 무엇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큰 행복이다.

나를 위해 추천해 준 책을 보며, 
알게 모르게 내가 갖고 있는 책 선정의 우매함도 깨달을 수 있고, 
다정한 편지글에 담기에는 부족한 존재의 무게감도 전할 수 있으니 말이다.

다시 시작된 3월의 교정
새학년 새학기 시작으로 설레임과 들뜬 분주함이 가득한 시간이지만, 한아름의 반가움을 담아 사각사각 연필 소리를 내며 감사의 편지를 쓰고 싶게 만드는 시간이다.

2.0.1.7.0.3.0.3.
따/뜻/한/비/

 

[에세이] 고.3.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고.3.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한때 하얀색 가운을 입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꿈을 꾸는 고3 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내신과 수능, 본고사와 면접으로 이어지는 대입전형 일정에 꿈은 미루어졌고, 시간이 흘러 지금의 자리에 서 있게 되었습니다.
 
첫 꿈을 단념해야했던 아픔의 시기도 있었지만,
어쩌면 지금의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게 된 커다란 선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첫 번째 도전에 대한 아주 짧은 1차 결과가 나왔을 뿐입니다.

앞으로 추가합격발표도 있고, 정시지원이라는 기회도 있습니다.
나아가 새로운 진로로의 길을 여는 계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낙방이라는 결과에 좌절하지 마시고,
다시 한번 힘을 내 주기 바랍니다.

 세.상.의. 모.든. 선.생.님.들.의. 마.음.을. 담.아. 고.3.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 2012년 12월 8일

– 따뜻한 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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