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답답하거나 무언가 꼬여있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인사동 길이 아닌가 싶다. 종로의 영풍문고에 들러 발걸음이 내딛는 대로 걷다보니 어느새 인사동 길목에 들어서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으니 말이다.
수필가인 피천득님이 얘기하는 ‘인연’이 꼭 사람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면, 내게 있어 인사동 길은 내가 갖고 있는 몇 안되는 ‘인연’이지 싶다.
대학시절,
후배들과 처음으로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라는 멋진 찻집에 들러 처음으로 인사동을 알게 된 것이 첫 만남이라면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며 사회인으로서 직장동료, 선배들과 비오는 인사동 어느 길목에서 술잔을 기울였던 것이 두번째 만남일 듯 싶다.
해가 갈수록 인사동을 찾는 기회는 줄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늘 가고 싶은 곳으로, 함께 하고 싶은 곳으로 기억에 남아 내 기억속의 오아시스가 되어 버렸다.
아사코와의 세 번째 만남에 대해 시간과 세월에 대한 한없는 안타까움의 마음을 써 내려간 수필가 피천득님의 ‘인연’이 나의 시선속으로 들어온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 같다.
내게 있어 인사동 길은, 세번을 만나도, 아니 그 이상을 만나도 항상 정답고 따뜻한 기억이어서,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과 같이 해가 갈수록 깊어지고 더 정겨워질 것 같다.
– 2008년 6월 8일(일)
– 다시 찾은 인사동 길에서…
– 인중
”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잊으면서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늘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