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 ‘중에서-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 ‘중에서-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냄새를 맡는다.’
-법정, 하늘같은 사람 中에서-
농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 이문재 –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사랑은 발견된다.
지극히 작고 하잘것 없는 일에서 사랑하는 마음은 더 깊어지고 간절해진다.
노을 지는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다가 문득 내가 옆에 있었으면 하고 나를 떠올리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항상 종이 되기만을 바라온, 종소리를 내기 위하여 종메의 공통을 무시한 나를, 누가 과연 떠올릴 수 있을까.
종메가 없으면 종은 종소리를 낼 수 없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저 종이 되기만을 바란다.
그저 자기 아픈 것만 생각한다.
– 정호승 엮음, 이 시를 가슴에 품는다 中에서
그리움 – 용혜원
그리움이 있어야
살아갈 힘이 생기는 거야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
다가올 것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움이 많아야 해
그래야 삶의 의미가 있는거야.
– 인용글: 용혜원시집, 함께 있으면 좋은사람2 中에서
이유를 댈 수 있으면 그건 좋은 게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좋으냐고 묻는다면?
그건 그냥 좋아요,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랑이다.
– 신미식.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끌레마
이미지 : 윤정희님
붉은 문 :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마주하고 바라보아야 하는 가에 대한 연구
내가 삶을 선택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결정되어진 길을 따라 가고 있는 것인지…
우연이 겹쳐 필연이 되고 선택들은 합쳐져 결과가 되어버린다.
삶을 하나의 무대로 놓고 있는 이 삶의 연출자가 궁금하다.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인간의 자유의지란 어디까지인가?
분명한 것은 이 삶이라는 것이 반드시 끝이 난다는 사실이다.
과연 무엇을 마지막으로 보고 갈 것인가.
웃을 것인가 울어야만 할 것인가.. 회환이 몰려올지 모른다.
어이없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아니라 형광등이나 혹은 병원의 천장을 보며 임종을 맞는다.
가야만 하고 보내야만 하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어떤 표정으로 어떤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해야 하는가.
여기 아주 비극적인 운명의 남녀가 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와 그런 사실에 분노하고 울분을 토하는 남자.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살리고자하던 그 남자는 어이없게도 사고를 당해 눈만 살아있는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다.
죽지도 살지도 않은 상태.. 그런 남편을 두고 마침내 자신이 떠나야 하는 순간이 왔음을 직감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분노하고 체념하고 그리고 마침내 서로를 위로하듯 바라보며 작별을 해야 하는 순간, 삶과 죽음의 얇은 경계가 서로 엇갈린다.
이 작품에서 여자는 유일한 한마디를 남겼다.
“시간이 많은 줄 알았어요.”
– 인용글 및 작품 : 이진준
2008 젊은 모색 : 08.12.05 – 09.03.08
YOUNG KOREAN ARTISTS, I AM AN ARTIST.
국립현대미술관 제 1, 2 전시실 + 중앙홀
P.S.
미술관 전시실에서 한참동안을 보고 또 보았던 영상…
집으로 향하는 동안 말없이 운전만 하는 나를 발견한 하루.
넌,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거니?
사랑하는사람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때문입니다.
그것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수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 말고
애초롭기까지 한 사랑 할 수 없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 만해 한용운 –
울고 있는 여인의 등을 토닥이는 노부가 보인다.
노부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여인에게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있어줄 사람, 슬픔이라는 짐을 나누어 들어줄 수 있는 사람말이다.
세상의 일이 심장 하나로 감당하기에 너무나 버거울 때가 있다.
– 글 인용 : 이주은, ‘그림에, 마음을 놓다.’ , 앨리스 출판
– 이미지 : 월터 랭글리, Never Morning Wore To Evening / 1894
” 내 삶을 이루는 소박한 행복 세가지는
스승이자 벗인 책 몇 권,
나의 일손을 기다리는 채소밭,
그리고 오두막 옆 개울물 길어다 마시는 차 한잔이다. “
– 이미지 및 글 인용, 법정 스님, ‘아름다운 마무리’ 中에서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서정주님의 ‘신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