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나이가 들수록 유독 맛보고 싶은 음식이 있다.
대학 시절 학교 쪽문에서 호호 불어가며 먹던 칼제비의 푸짐함이 그립고,
이거 다 비워야 키 큰다”며 할머니가 만들어준 콩국수의 맛도 잊을 수 없다.
돌이켜보면 그런 음식 곁엔 특정한 사람과 특정한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음식을 맛보며 과거를 떠올린다는 건,
그 음식 자체가 그리운 게 아니라 함께 먹었던 사람과 분위기를 그리워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운 맛은, 그리운 기억을 호출한다.
– 인용. 이기주, ‘언어의 온도’ 중에서
2017.08.19.
오랜만에 누님 개인전을 다녀오는 외출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