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나무]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 박광수 엮음.

학창시절 박광수 작가의 ‘광수생각’ 만화컷은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주인공 ‘신뽀리’가 보는 사소하지만 사소한 것 같지 않은 세상을 보는 시선과 생각을 통해 독자들은 세상을 느끼기 시작했고 우리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나는 박광수 작가의 개인적 삶과 정치적 철학에 관해서는 알지 못한다.

작가가 이 시선집에서 잠시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속에서 조금 그에 대해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끔씩 그의 솔직한 감성이 묻어나는 글과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컷에서 나와 같은 생각과 동심을 발견할 때마다 섬찟 놀라고는 한다.

아마, 이 공감의 저림에 대한 기억이 이 시선집을 서점에서 끌리게 한 것 같다.

내가 이 책에 골라 놓은 시들은

내게 힘이 되어 준 시들 중에서 당신을 생각하여 고른 것이다.

당신이 외롭고 쓸쓸하며 삶의 고통에 지쳐

잠시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있고 싶을 때,

하지만 막상 혼자가 되고 보니 사람의 온기가 그리울 때

이 시들이 당신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 주기를 바라며.

– 작가의 서문에서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꼿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 나태주, <멀리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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